충북 옥천의 과수원을 사기로 한 박서연 씨는 임대호 씨와 계약한 뒤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려고 가등기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등기사항증명서를 확인하니 같은 밭에 임대호 씨 명의의 선행 소유권보존등기와 이현수 씨 명의의 후행 소유권보존등기가 함께 남아 있었습니다. 임대호 씨는 중복등기 사실을 알고도 이현수 씨 명의 등기의 말소를 청구하지 않았습니다. 과수원 입구에서 두 등기 기록을 살펴보던 중개사 강 대표에게 박 씨가 물었습니다. “제가 직접 말소를 청구할 수 있나요?”
가등기권자인 박 씨가 임대호 씨 대신 후행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를 직접 청구할 수 있을까요?
같은 부동산에 서로 다른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중복되어 있다면, 선행 등기가 원인무효가 아닌 한 후행 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하더라도 무효라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다만 어느 등기가 먼저인지, 선행 등기에 무효 사유가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가등기는 나중에 본등기를 할 경우 그 순위를 보전하는 기능을 할 뿐, 그 자체로 소유권 같은 실체법상 권리를 발생시키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가등기권자라는 이유만으로는 무효인 후행 등기의 말소를 직접 청구할 수 없습니다. 가등기만으로 중복등기 말소청구권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다63690 판결; 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51285 판결; 부동산등기법 제6조 제2항(현행 부동산등기법 제91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