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소형 사무실을 임대한 정민호 씨는 퇴거한 임차인 이도윤 씨에게 미납 관리비와 원상복구비 520만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 씨는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번역 업무를 했고, 계약을 중개한 유나경 씨는 퇴거 정산 때 두 사람의 연락을 연결했습니다. 정 씨는 이 씨가 받을 급여 정산금을 대상으로 제3채무자를 이탈리아 공화국으로 한 압류·추심명령을 받은 뒤, 이탈리아 공화국을 상대로 추심금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 복도에서 만난 이 씨는 난감한 표정으로 서류를 살폈고, 정 씨는 이미 받은 명령으로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외국 정부를 제3채무자로 한 압류·추심명령이 유효하지 않다면, 그 외국 정부를 상대로 한 추심금 소송은 가능할까요?
대법원은 추심명령에 대해 국내 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와 그 명령에 따른 추심금 소송의 재판권은 함께 판단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압류·추심명령을 발령할 재판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그 명령은 효력이 없고 이를 근거로 한 추심금 소송에 대해서도 국내 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외국 정부를 제3채무자로 지정했다는 사정만으로 명령이나 추심소송이 당연히 유효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압류·추심명령 단계에서 국내 재판권이 인정되지 않으면, 그 명령에 기댄 추심금 소송도 할 수 없습니다.
참고: 대법원 2011. 12. 13. 선고 2009다1676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