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외곽 과수원을 2억 4천만 원에 매매한 임대인 서정호 씨와 매수인 장민서 씨는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각각 8천만 원씩 주고받았습니다. 남은 8천만 원은 기존 매매대금채무를 없애고, 1년 뒤 갚는 월 1.5% 이자의 대여금으로 새로 정했습니다. 장 씨가 기한까지 갚지 못하면 토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으로 대신 갚는다는 조항도 두었고, 변제기가 지나자 서 씨는 그 조항을 근거로 토지를 넘기라고 요구했습니다.
매매 잔금이 대여금으로 바뀐 뒤, 갚지 못하면 토지 이전청구권으로 대신 갚는다는 약정도 무효가 될 수 있을까요?
기존 매매대금채무를 없애고 같은 금액의 대여금채무를 새로 만드는 약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준소비대차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변제하지 못할 때 대여금 대신 부동산 관련 권리를 넘기기로 한 약정은 대물반환의 예약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민법 제607조와 제608조가 일반적인 소비대차뿐 아니라 준소비대차로 빌린 돈을 갚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차주에게 불리한 대물반환 예약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판단은 대물반환 예약에 관한 것이므로, 대여금 약정 자체까지 당연히 무효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잔금이 대여금으로 바뀌어도, 부동산 권리로 대신 갚으라는 약정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607조, 민법 제608조, 대법원 1997. 3. 11. 선고 96다5079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