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부품회사 대표이사 강민석 씨는 이사 윤서진 씨의 선임 절차가 잘못됐다며 주주 박도현 씨가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하자, 회사 업무가 멈출 수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법원에서 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뒤 강 대표는 선임 절차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회사 자금으로 윤 이사의 변호사 비용 84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이사 개인을 위한 소송비용처럼 보이는 돈을 법인 경비로 지급하면 업무상 횡령이 될까요?
대법원은 이사의 직무집행이 정지되면 법인 업무에 지장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사 자격이 없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명백해 더 다툴 필요가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법인이 가처분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 대응에 필요한 범위에서 법인 대표자가 해당 이사의 소송비용을 지급하는 것은 법인의 업무를 위한 비용으로 볼 수 있어 횡령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대표이사 해임소송 등에서도 같은 취지가 적용됩니다.
다만 이 결론이 모든 이사의 변호사 비용을 회사가 부담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법인 업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범위였는지, 이사 자격의 흠결이 명백했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핵심은 이사 개인의 방어가 아니라, 법인 업무를 위해 필요한 대응이었는지입니다.
참고: 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도910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