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외곽에서 토지와 오래된 정비소 건물을 함께 소유하던 강 씨는 두 부동산을 윤 씨에게 팔고 소유권이전등기도 마쳤습니다. 뒤늦게 채권자 최 씨가 사해행위 취소를 구해 건물에 관한 이전등기가 말소됐고, 건물은 압류 뒤 강제경매에 부쳐졌습니다. 경매에서 건물을 산 한 씨에게 토지 소유자인 윤 씨가 철거와 토지 인도를 요구하자, 한 씨는 건물을 지킬 권리가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건물만 경매로 취득한 사람은 토지 소유자의 철거·토지인도 청구에 대항할 수 있을까요?
토지와 건물이 한 사람 소유였다가 매매 등으로 소유자가 달라지면, 건물을 철거하기로 한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건물 소유자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채권자취소권이 행사됐다고 해서 채무자가 그 부동산의 권리를 새로 취득하는 것은 아닙니다. 취소와 원상회복의 효력은 채권자와 수익자·전득자 사이에서만 발생합니다. 따라서 건물의 이전등기만 말소됐다는 사정만으로는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졌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압류 당시까지 윤 씨가 토지와 건물을 모두 소유한 것으로 보며, 이후 경매로 한 씨가 건물만 취득하면서 비로소 소유자가 나뉩니다. 철거 약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한 씨는 건물 소유를 위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취득해 철거·인도 청구에 대항할 수 있습니다.
등기 말소 시점만 볼 것이 아니라, 압류 당시 토지와 건물의 소유관계 및 경매로 소유자가 갈라진 시점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1997. 1. 21. 선고 96다40080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73158 판결; 민법 제406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