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상가를 운영하던 정 씨는 건물주 최 씨에게 돌려받을 임대차보증금 2,800만 원이 있었고, 정 씨에게 돈을 빌려준 윤 씨는 이를 보전하려 최 씨를 상대로 채권자대위소송을 냈습니다. 윤 씨가 소장 사본과 사건번호를 알려주자 정 씨는 소송이 진행 중임을 알았지만, 법원의 통지를 받기 전이라는 이유로 보증금채권을 인테리어업자 오 씨에게 공사대금 대신 넘겼습니다. 정 씨는 윤 씨에게 정식 통지를 받지 않았으니 양도를 주장할 수 있다고 맞섰습니다.
채무자가 대위소송이 진행 중인 사실을 알았는데도, 정식 통지를 받지 않았다며 권리 양도를 채권자에게 주장할 수 있을까요?
민법 제405조는 채권자가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하면 채무자에게 통지하도록 하고, 채무자가 통지를 받은 뒤에는 그 권리를 처분하더라도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도록 정합니다. 하지만 판례는 정식 통지가 없더라도 채무자가 자신의 권리가 대위행사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그 뒤의 처분으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정 씨가 대위소송 진행 사실을 알고 난 뒤 보증금채권을 양도했다면, 정식 통지를 받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윤 씨에게 양도를 내세우기는 어렵습니다. 핵심은 통지서의 도착 여부만이 아니라, 채무자가 대위행사 사실을 실제로 알고 있었는지입니다.
참고: 민법 제404조, 민법 제405조, 대법원 1977.3.22 선고 77다118 판결, 대법원 1988. 1. 19. 선고 85다카179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