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다가구주택을 임차한 정하린 씨는 임대인 강민호 씨의 동의를 받고 집 전체를 서준 씨에게 전대했습니다. 어느 날 서 씨가 냄비를 올려둔 채 자리를 비운 사이 불이 나 주택이 크게 소실됐고, 강 씨는 누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임대인의 동의를 받은 전대주택이 전차인의 과실로 불탔다면, 임대인은 전차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임대인의 동의를 얻은 전대차는 유효하므로 정하린 씨와 서준 씨 사이에도 전대차에 따른 권리·의무가 생깁니다. 다만 서 씨가 전대차에서 갖는 권리는 원칙적으로 정 씨에게 행사하고, 주택을 보관하고 돌려주는 의무나 차임 지급 의무 등은 임대인 강 씨에게도 직접 부담합니다. 따라서 서 씨의 과실로 주택이 소실됐다면 강 씨는 서 씨에게 직접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전대차가 있었다고 해서 강 씨와 정 씨 사이의 원래 임대차계약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정 씨의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는 그대로 유지되며, 정 씨가 서 씨를 고르고 관리하는 데 과실이 있었다면 강 씨가 정 씨에게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손해배상 책임은 사안에 따라 부진정연대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전대가 허락됐더라도 임대인에 대한 기존 임차인의 책임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민법 제629조, 민법 제630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