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자취하는 김해진 씨는 동네 생활용품점에서 세온가전이 만든 전기히터를 샀습니다. 어느 추운 저녁, 히터를 평소처럼 켜 두었는데 갑자기 불꽃과 뜨거운 파편이 튀어 김 씨의 손에 화상을 입혔고, 제품은 작동 흔적이 남은 채 보관됐습니다. 다음 날 판매점 박 사장은 제품을 살펴본 뒤 “제조사에 문의하라”고 했고, 김 씨는 구매 영수증과 진료자료도 챙겨 두었습니다.
판매점에만 손해배상을 요구해야 할까요, 아니면 제조사에도 직접 청구할 수 있을까요?
제조업자는 제품이 유통될 당시의 기술수준과 경제성에 비춰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을 갖추도록 제조·판매해야 합니다. 제조상의 결함뿐 아니라 설계나 경고·표시의 문제, 통상 기대되는 안전성이 부족한 경우도 결함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결함으로 사람의 생명·신체 등에 손해가 생겼다면 소비자는 제조업자에게 제조물책임에 따른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히터에서 사고가 났다는 사실만으로 제조사의 책임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판례는 제품을 정상적으로 사용하던 중 사고가 났고, 사고가 제조업자의 지배 영역에서 비롯됐으며, 통상 누군가의 과실 없이는 생기기 어렵다는 사정이 확인되면 소비자의 입증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봅니다. 제조사 측은 제품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사고가 났다는 점을 반박할 수 있습니다.
판매점도 매도인으로서 담보책임이나 불완전이행 책임을 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조사와 판매점 등 여러 사람이 같은 손해에 책임을 진다면 연대해 배상할 수 있습니다. 제조사를 알 수 없는 경우 판매자는 일정한 요건 아래 제조사나 공급자를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으면 책임을 질 수도 있습니다. 손해와 책임자를 안 날부터 3년, 제조물이 공급된 날부터 10년이라는 청구기간도 확인해야 합니다.
제품의 결함과 사고의 연결을 뒷받침할 자료를 보존하고, 제조사와 판매점 양쪽의 책임 가능성을 살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다16771 판결; 대법원 2006. 3. 10. 선고 2005다31361 판결; 제조물책임법 제2조; 제조물책임법 제3조 제1항·제2항; 제조물책임법 제4조; 제조물책임법 제5조; 제조물책임법 제7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