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의 한 상가주택 공사에 시멘트와 골재를 납품한 윤 씨는 시공업체 대표 박 씨에게 받을 자재대금 5,500만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건물주 최 씨의 허락을 받아 준공 뒤 비어 있던 한 호실에 머물렀고,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자 그 호실에 유치권이 있다고 신고했습니다. 경매에서 호실을 낙찰받은 이 씨가 인도를 요구하자, 윤 씨는 “내 자재가 건물에 들어갔고 지금도 점유하고 있다”고 맞섰습니다.
건축자재 대금을 못 받은 납품업자도, 자재가 건물에 사용됐다는 이유로 낙찰자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을까요?
민법 제320조 제1항에 따른 유치권은 다른 사람의 물건을 점유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그 물건 자체와 관련해 발생한 채권이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시공업체에 자재를 판매하고 받지 못한 대금은 자재 공급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채권이라고 보았습니다. 자재가 공사에 사용돼 건물에 붙었다고 해도, 그 사정만으로 대금채권이 건물 자체에 관해 생긴 채권으로 바뀌지는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윤 씨가 건물에 머물렀고 유치권을 신고했더라도, 자재대금채권이 건물과 법률상 견련관계를 갖추지 못했다면 그 호실의 낙찰자에게 유치권을 행사하기 어렵습니다. 점유나 유치권 신고만으로 자재대금채권이 건물에 대한 채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민법 제320조 제1항, 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9620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