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소형 공장을 운영하는 한 씨는 정 씨에게 빌린 돈을 담보하려고 공장에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두 사람은 나중에 한 씨가 정 씨에게 상가 한 채를 넘기는 대신 대여금 채무를 모두 정리하기로 합의했고, 한 씨는 약속한 대로 소유권 이전까지 마쳤습니다. 그런데 근저당권 말소등기가 끝나기 전, 정 씨의 다른 채권자인 오 씨가 그 근저당권부 채권을 가압류한 뒤 압류·전부명령과 근저당권 이전 부기등기까지 마쳤습니다.
가압류 전에 대여금 채무가 이미 정리됐다면, 근저당권을 넘겨받은 오 씨도 말소등기를 해줘야 할까요?
근저당권은 담보하는 채권에 붙어 있는 권리입니다. 따라서 피담보채권이 소멸하면 근저당권도 함께 소멸하고, 말소등기만 남아 있다고 해서 담보권이 계속 살아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처럼 채권이 먼저 소멸한 뒤 제3자가 그 채권을 가압류하고 압류·전부명령을 받아 근저당권 이전 부기등기까지 했더라도, 그 제3자가 근저당권을 취득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체관계와 맞지 않는 근저당권 등기를 말소할 의무가 있습니다.
한 씨와 정 씨가 상가를 넘기는 조건으로 대여금 채무를 정리하기로 합의하고 실제로 소유권 이전까지 마쳤다면, 그 합의에 따라 피담보채권이 가압류보다 먼저 소멸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채권이 가압류 전에 소멸했다면, 뒤늦게 근저당권을 넘겨받은 사람도 말소등기를 해줘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다2791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