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외곽에서 작업장을 운영하던 서진 씨는 태호 씨에게 돈을 빌리면서 토지에는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그 땅 위에 지은 미등기 작업장 건물은 양도담보로 넘겨 점유도 이전했습니다. 계약서에는 태호 씨가 건물을 제3자에게 팔면 대금에서 채무를 갚고 남은 돈은 서진 씨에게 돌려주기로 적었습니다. 몇 달 뒤 토지 경매에서 낙찰받은 민규 씨가 작업장 건물도 함께 사겠다고 하자, 태호 씨는 건물을 민규 씨에게 양도했고, 서진 씨는 청산절차를 밟지 않았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미등기 건물에 관한 양도담보를 받은 사람이 건물을 제3자에게 팔 때, 가등기담보법상 청산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질까요?
가등기담보법 제3조와 제4조의 청산절차는 채권자가 담보 목적 부동산에 가등기나 소유권이전등기 등을 마쳐 담보권을 취득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담보계약만 하고 해당 부동산에 관한 등기를 하지 않았다면, 원칙적으로 이 조항에 따른 청산절차가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등기 없이 담보물을 제3자에게 처분해 채권을 회수하기로 한 약정도, 그 약정이 가등기담보법의 규제를 피하려는 탈법행위라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곧바로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 사안에서도 태호 씨가 건물을 처분할 권한을 약정에 따라 행사한 것이라면, 청산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서진 씨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핵심은 담보계약의 존재만이 아니라 해당 건물에 관한 등기 여부입니다.
참고: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4조; 대법원 1996. 11. 15. 선고 96다31116 판결;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51220 판결; 대법원 2013. 9. 27. 선고 2011다10677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