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호 씨는 춘천 외곽의 땅을 공공주택 사업을 위해 한결도시공사에 수용당했습니다. 6년 뒤, 그중 일부에 공공주택 대신 민간사업자가 추진하는 고속도로 진입로가 들어선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공사 현장 울타리 옆에서 옛 토지 도면을 펼쳐 본 서 씨는 중개사 김 대표에게 “처음 목적과 달라졌으니 땅을 되찾을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민간사업자가 시행하는 고속도로 사업에 토지가 쓰여도 환매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요?
토지의 협의취득일이나 수용 개시일부터 10년 안에 해당 토지가 사업에 더는 필요 없게 되면, 종전 소유자는 정해진 기간 안에 보상금 상당액을 지급하고 환매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토지의 쓰임이 달라졌다는 사실만으로 환매권이 곧바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변경된 사업이 법에서 정한 공익사업에 해당하는 공익사업 변환이라면 환매권 행사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공익사업 변환이 인정되는지 판단할 때, 변경된 사업의 시행자가 국가·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민간사업자가 시행한다는 사정만으로 환매권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새 고속도로 사업이 법정 공익사업에 해당하는지와 해당 토지가 실제로 어떤 사업에 쓰이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해당 사업이 공익사업 변환에 해당하지 않고 토지가 원래 사업에 필요 없게 된 경우라면, 취득 시점과 환매 청구 시점 등 법정 요건도 따져야 합니다.
민간사업자 시행 여부만으로 결론 내리지 말고, 변경된 사업의 공익사업 해당 여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91조 제1항·제6항, 같은 법 제4조 제1호 내지 제5호,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다30782 판결, 대법원 2015. 8. 19. 선고 2014다20139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