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도시 해솔시에서 중개사 김 대표의 소개로 임대인 최 씨는 임차인 박 씨에게 상가를 임대했습니다. 계약서에는 계약이 해제·해지되는 어떠한 경우에도 상대방의 손해를 배상한다는 특약이 있었고, 박 씨는 관할 기관의 영업허가를 받지 못하자 계약을 해지한 뒤 인테리어 준비 비용을 최 씨에게 청구했습니다. 최 씨는 허가 문제를 일으킨 책임이 자신에게 없다며 난감해했습니다.
계약 해지 사유에 최 씨의 잘못이 없어도, 박 씨는 특약만으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계약을 해지하거나 해제했다고 해서 언제나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해지·해제는 손해배상청구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상대방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배상책임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런 기준은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사유가 생기면 계약을 끝낼 수 있도록 미리 정해 둔 경우에도 적용됩니다.
다만 계약서에 무과실이어도 배상한다고 분명히 약정한 것으로 해석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쪽에 무거운 책임을 지우는 약정은 엄격하게 해석하므로, 특약 문구만으로 무과실 배상책임이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을 맺게 된 경위와 전체 내용, 거래관행 등을 살펴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따라서 박 씨의 청구는 최 씨의 귀책사유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배척되거나, 특약만으로 곧바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사정이 확인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참고: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59115 판결, 민법 제551조, 민법 제390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