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에서 620평 땅을 가진 서 씨는 호두나무를 심고 싶다는 김 씨와 지상권 계약을 맺었습니다. 김 씨는 묘목을 심었지만 돌보지 않아 나무가 모두 말라 죽었고, 지금 땅은 빈 채로 남아 있습니다. 다시 나무를 심을 생각이 없어 보이는 김 씨가 지상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려 하자, 서 씨는 동의할 수 없다며 지상권을 끝낼 방법을 찾습니다.
토지에 나무가 더는 없고 소유자가 반대해도, 지상권자는 권리를 양도할 수 있을까요?
민법은 지상권자가 존속기간 안에 지상권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토지를 임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민법 제282조). 또 민법 제280조부터 제287조까지의 규정에 어긋나 지상권자에게 불리한 계약은 효력이 없습니다(민법 제289조).
지상권은 땅 위에 수목이나 공작물이 실제로 있어야만 성립하는 권리가 아닙니다. 기존 나무가 사라져도 그 사정만으로 지상권이 당연히 소멸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도 벌채권을 확보하려고 설정한 지상권이라 해도 벌채권이 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지상권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지상권은 독립된 권리로서 토지소유자의 의사에 반해 양도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나무가 모두 고사했거나 토지소유자가 양도에 반대한다는 사정만으로 지상권의 소멸을 주장하거나 양도를 막기는 어렵습니다.
참고: 민법 제282조, 민법 제289조, 민법 제280조 내지 제287조, 대법원 1991. 11. 8. 선고 90다1571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