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의 다세대주택에 살던 임차인 이수진 씨는 계약이 끝난 뒤에도 새집을 구하지 못해 이사를 미뤘습니다. 임대인 강민호 씨가 보증금을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며칠 뒤 맞은편 음식점에서 난 불이 번져 임차 주택까지 크게 소실됐습니다. 강 씨는 집값 상당액을 배상하라고 요구했고, 수진 씨는 불이 자기 잘못은 아니었다며 난감해했습니다.
이사 날짜를 넘긴 뒤 불가항력적인 화재로 집이 없어졌다면, 임차인은 건물값까지 배상해야 할까요?
임대차가 끝나면 임차인은 집을 돌려줘야 합니다. 약속한 날이 지났는데도 반환하지 않았다면, 그때부터 실제 반환이 불가능해질 때까지 지체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생길 수 있습니다. 통상 그 손해는 그 기간의 차임에 상당하는 금액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반환이 늦어진 뒤 임차인에게 책임 없는 화재로 집이 소실됐더라도, 임차인이 제때 집을 돌려줬더라도 같은 손해가 발생했을 상황이라면 건물 소실 자체에 대한 배상책임까지 지지는 않습니다. 이 예외를 인정받으려면 임차인이 화재에 책임이 없었다는 점과 제때 반환했어도 임대인이 그 손해를 피할 수 없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따라서 건물 소실에 대한 배상과 반환 지체 기간의 차임 상당 손해는 구분해 살펴야 합니다.
참고: 민법 제392조 단서, 대법원 1962. 5. 24. 선고 62다17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