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에서 식품공장을 운영하는 박 대표는 포장기를 부품업체 최 사장에게 먼저 양도담보로 맡겼지만, 기계는 공장에서 계속 사용했습니다. 이후 윤 씨는 박 대표에게 돈을 빌려주며 공장저당권을 설정했고, 경매 과정에서 포장기도 공장 설비 목록에 들어가 공장과 함께 매각됐습니다. 매수인은 포장기의 양도담보 사실을 모른 채 소유권을 취득했고, 윤 씨는 배당으로 대출금을 모두 회수했습니다. 그러자 최 사장은 포장기 매각대금에서 윤 씨가 받은 몫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먼저 양도담보로 맡겨진 설비가 공장과 함께 경매돼 배당까지 끝났다면, 배당받은 채권자는 그 금액을 돌려줘야 할까요?
동산을 양도담보로 넘기고 채무자가 계속 점유하기로 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담보권자는 제3자와의 관계에서 그 동산의 소유자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 사장과 박 대표 사이의 정산이 끝나지 않았더라도, 외부적으로는 포장기가 박 대표의 소유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채무자 소유가 아닌 동산이 경매돼 매수인이 선의취득하면, 그 동산의 소유자는 소유권을 잃고 배당받은 채권자는 채무자 아닌 사람의 동산 매각대금을 받은 셈이 됩니다. 이 경우 양도담보권자는 배당받은 채권자에게 해당 매각대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장저당 목록에 제3자 소유 기계가 포함돼 공장과 일괄매각된 경우에도, 매수인이 선의취득했다면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이 사례에서는 포장기가 최 사장에게 먼저 양도담보로 제공됐고, 매수인이 선의취득한 것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윤 씨가 받은 배당금 중 포장기 매각에 해당하는 부분은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할 수 있습니다. 공장저당 목록에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제3자 소유 설비의 대금까지 배당받을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6도4263 판결; 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2다39616 판결; 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32680 판결; 대법원 1997. 6. 27. 선고 96다5133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