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에서 냉동물류창고를 운영하는 이 사장은 냉장설비 제어 시스템과 환기설비 설치를 한 업체에 9,600만 원에 맡겼습니다. 시운전 기록과 인수인계 자료를 누가 준비할지를 두고 이 사장과 시공업자 정 씨가 다투다 공사가 중단됐고, 두 사람은 기성고 비율로 정산하기로 하고 계약을 끝냈습니다. 정 씨는 감정인이 지금까지 설치된 설비를 6,800만 원 상당으로 평가했다며 그 금액을 청구했습니다.
감정서에 이미 시공된 부분의 가치가 6,800만 원이라고 적혀 있으면, 이 사장은 그 돈을 그대로 지급해야 할까요?
기성고 비율로 정산하기로 했다면, 완성된 부분의 가치만 곧바로 계약금에서 빼 지급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먼저 계약상 공사 범위와 실제 완성된 부분, 남은 부분을 확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산 시점을 기준으로 완성된 부분에 든 공사비와 나머지를 마치는 데 필요한 공사비를 평가해, 전체 공사비 중 완성된 부분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합니다. 그 비율을 약정된 공사대금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지급액을 정합니다.
따라서 정 씨가 낸 감정서가 완성된 설비의 금액만 평가한 것이라면, 그 금액만으로 정산액이 결정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완성 부분과 미완성 부분의 비용을 함께 평가해 기성고 비율을 산출한 뒤, 그 비율을 계약금액에 적용해야 합니다.
감정된 완성 부분의 금액과 지급할 기성금은 같은 뜻이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1996. 1. 23. 선고 94다31631, 3164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