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상가를 팔려던 임대인 이도현 씨는 매매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한 개발업체 대표 정민석 씨가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 때문에 한동안 매수인과 거래를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법원은 가처분으로 생길 손해에 대비해 정 대표 측에 4천만 원을 공탁하도록 했고, 가처분이 풀린 뒤 이 씨는 매매 지연 손해를 청구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사이 개발업체가 파산했고, 이 씨는 중개사 김유나 씨에게 공탁금은 직접 받을 수 있는지, 파산관재인에게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가처분 신청인이 파산한 뒤에도 상대방은 담보공탁금에서 손해를 보전받을 수 있을까요?
법원의 담보제공명령에 따라 맡긴 공탁금에 대해서는 가처분을 당한 쪽이 질권자와 같은 권리를 가집니다. 가처분 신청인이 파산하면 공탁금회수청구권은 파산재단에 들어가지만, 상대방은 그 청구권에 설정된 담보권을 별제권으로 실행해 파산절차 밖에서 담보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손해배상청구권이 파산선고 전에 생긴 원인에 따른 파산채권이라면, 그 돈을 달라는 이행소송을 파산관재인에게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별제권은 담보가 된 특정 재산에서 우선 변제받는 권리이지, 파산재단 전체에서 개별적으로 돈을 받아내는 권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상대방은 우선 파산관재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권이 있는지 확인하는 소송 등을 통해 그 발생을 증명할 서류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 서류를 바탕으로 공탁금회수청구권을 압류해 추심명령이나 확정된 전부명령을 받는 등 담보권을 실행하거나, 요건을 갖춰 공탁금 출급을 청구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담보공탁금에 대한 담보권 실행은 가능하지만, 파산채권 자체의 이행을 파산절차 밖에서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참고: 민사집행법 제19조 제3항, 민사소송법 제123조, 대법원 2015.9.10. 선고 2014다34126 판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23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24조, 민법 제354조, 민사집행법 제273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