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해솔시에서 소규모 작업장을 열 계획이던 박 씨는 최 씨 소유의 땅을 면적에 따라 3억 6천만 원에 사기로 하고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잔금일을 앞두고 도시계획상 땅 일부 42㎡가 도로부지로 편입된다는 결정이 나자, 최 씨는 소유권이 아직 넘어간 것도 아니라며 잔금 전액을 요구했습니다. 박 씨는 남은 땅만으로는 작업장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며 감액이나 계약 해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도로 편입 결정만 난 상태에서도 매수인은 잔금 전액 지급을 거절할 수 있을까요?
민법 제572조는 매매한 권리의 일부를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넘길 수 없게 된 경우, 매수인이 그 부분의 비율에 따라 대금 감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매수인이 계약 당시 그 사정을 몰랐고, 남은 부분만으로는 계약하지 않았을 정도라면 계약 전체를 해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토지 일부에 대한 수용결정이 있으면 실제로 소유권을 잃기 전이라도 매매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감액 여부가 다투어지는 동안에는 감액 합의가 끝나기 전이라도 매수인이 매도인의 잔금 전액 지급 요구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또 계약 당시 이미 도로부지에 편입된 사실을 몰랐고 면적에 따라 대금을 정했다면, 편입된 부분의 비율만큼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판결도 있습니다.
도로 편입 결정이 났다면, 잔금 전액 지급을 먼저 요구받더라도 감액 문제를 확인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다만 계약 전체 해제는 남은 땅만으로는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과 매수인의 선의 등 요건을 따져야 합니다.
참고: 민법 제572조; 대법원 1981. 7. 28. 선고 80다2400 판결; 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3058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