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솔시 중앙로에서 빵집을 연 임차인 서하린 씨는 중개사 윤 대표를 통해 임대인 강민석 씨와 계약하면서, 영업용 오븐 배기시설과 판매대를 설치하되 계약이 끝날 때 시설비를 청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임대인이 약속한 전기공사를 이행하지 않아 임대차가 중도에 종료되자, 서 씨는 “임대인 잘못으로 끝난 계약인데 시설까지 철거해야 하느냐”며 난감해했습니다.
임대인의 과실로 계약이 끝난 경우, 시설비를 청구하지 않기로 한 약정만으로 철거 의무도 없어질까요?
임차인이 보존을 위해 쓴 필요비는 상환을 청구할 수 있고, 목적물의 객관적 가치를 높인 유익비도 종료 시 가치 증가가 남아 있으면 상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임차인의 영업에만 필요한 시설로 목적물의 객관적 가치가 높아진 것이 아니라면 시설비를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이 사례처럼 시설비를 청구하지 않기로 약정했다면 그 비용을 청구할 수 없고, 그 약정만으로 시설 철거까지 면제된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임대인의 책임으로 계약이 중도 종료됐더라도 임차인은 원칙적으로 시설을 철거하고 목적물을 원상회복해 반환해야 합니다. 다만 임대인의 귀책사유로 발생한 손해가 있다면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시설비를 청구하지 않기로 한 약정과 원상회복 의무의 면제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참고: 민법 제626조, 제654조, 제615조; 대법원 2002. 12. 6. 선고 2002다4227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