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작은 인쇄소를 운영하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박서윤 씨는 가정법원에 상속포기를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거래처였던 강태호 씨가 대여금 소송을 내자 서윤 씨는 상속포기 사실을 법정에서 주장하지 못했고, 서윤 씨에게 돈을 갚으라는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몇 달 뒤 이삿짐을 옮기던 서윤 씨는 집행 통지서를 받고 놀라, 이사를 도와준 중개사 김 대표에게 뒤늦게 상속포기 서류를 보여주며 방법을 물었습니다.
상속포기를 소송에서 주장하지 못한 채 판결이 확정됐다면, 나중에 청구이의의 소로 집행을 막을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상속포기 사실을 앞선 소송에서 주장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면, 나중에 그 사실을 내세워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봅니다. 상속포기는 상속채무를 물려받았는지 자체와 관련되므로, 그에 관한 판단은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정승인은 다릅니다. 한정승인에 따른 책임 제한은 상속채무가 있는지와 별개로, 판결을 어디까지 집행할 수 있는지를 제한하는 문제입니다. 앞선 소송에서 한정승인을 주장하지 않았더라도 그 책임 범위가 판단 대상이 되지 않았다면, 이후 청구이의의 소로 다툴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설명입니다.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은 확정판결 뒤의 구제 가능성이 다릅니다.
참고: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6다23138 판결, 2009. 5. 28. 선고 2008다7987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