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소형 상가를 매수한 박 씨는 매도인 최 씨와 잔금일보다 3주 앞서 열쇠를 받아 요가원을 꾸미기로 했습니다. 인테리어 업체가 공구와 자재를 들고 상가 앞에 도착한 날, 최 씨는 아직 내부 정리가 끝나지 않았다며 열쇠를 건네지 않았고, 박 씨는 중개사 김 대표에게 계약을 해제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잔금일 전 조기 인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을까요?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면, 불이행한 의무가 계약의 목적을 이루는 데 꼭 필요한 주된 의무여야 합니다. 계약 당시 당사자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겼는지, 계약 내용과 목적, 약속을 어겼을 때 생기는 결과 등을 함께 살펴 판단합니다.
따라서 잔금일보다 일찍 건물을 넘겨 인테리어를 돕기로 한 약속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매매계약의 주된 의무라기보다 협조 성격의 부수적 의무로 볼 수 있습니다. 조기 인도가 계약 체결의 핵심 조건이었다거나, 이를 지키지 않으면 해제할 수 있다고 약정했다는 점 등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조기 인도 지연만으로 계약을 해제하기는 어렵습니다. 조기 인도 약속의 불이행과 계약 해제 가능성은 별도로 따져야 합니다.
참고: 민법 제544조, 대법원 1997. 4. 7.자 97마575 결정, 대법원 2001. 11. 13 선고 2001다20394, 2001다20400 판결, 울산지방법원 2013. 12. 11. 선고 2013나2627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