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솔시 공공에너지공사에서 시설관리 업무를 하던 정우 씨는 빚을 정리하려고 파산을 신청했고, 파산선고 뒤 이듬해 면책결정을 받았습니다. 얼마 뒤 회사 인사팀은 인사규정에 ‘파산자로서 복권되지 아니한 자’를 퇴직사유로 정해 두었다며 정우 씨에게 당연퇴직 통지를 했습니다. 보증금 1억 2천만 원인 임대주택을 알아보던 정우 씨는 중개사 김 대표에게 면책을 받았는데도 회사가 이렇게 퇴직시킬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파산·면책을 이유로 한 당연퇴직 통지는 정당한 해고로 볼 수 있을까요?
퇴직사유를 인사규정에 ‘당연퇴직’이라고 적어 두었다고 해서 근로관계가 저절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사용자가 그 규정을 근거로 퇴직을 통지했다면, 실질적으로는 사용자의 의사에 따른 해고로 보아 근로기준법상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따져야 합니다. 정당한 이유는 파산 사실만으로 단정할 수 없고, 담당 업무와 직위, 회사의 성격, 회사 질서에 미치는 영향, 근무태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파산자라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퇴직시키는 규정은 근로자의 권리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어, 이런 사안의 퇴직처분은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연퇴직’이라는 이름만으로 해고의 정당성 심사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참고: 근로기준법 제30조, 채무자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 제32조의 2, 서울중앙지방법원 2006가합17594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