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솔내면에서 소규모 수리점을 열려던 장도윤 씨는 마을 안쪽 땅 76㎡를 4,800만 원에 샀습니다. 그 땅은 이웃 세 집이 오랫동안 드나든 좁은 길이었고, 장 씨는 현장을 둘러볼 때 그 사정을 알았지만 건축신고는 수리됐습니다. 그런데 공사가 시작되면 이웃집의 유일한 출입문을 막을 수 있다는 민원이 이어지자 군청은 신고 수리를 철회했습니다.
이미 수리된 건축신고를 행정청이 철회했다면, 장 씨는 그 통보를 취소해 달라고 다툴 수 있을까요?
신고 수리처럼 국민에게 이익을 주는 행정처분을 행정청이 뒤집을 때는, 그 처분을 믿고 형성된 권리와 신뢰를 고려해야 합니다. 철회 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며, 중대한 공익이나 제3자 보호의 필요가 당사자가 입을 불이익보다 더 무거운지 따져야 합니다.
대법원은 오랫동안 주민 통행로로 쓰인 토지에 건물을 지으면 주변 주민의 통행이 막히고, 인근 집들이 사실상 출입로를 잃게 되는 사안에서 건축신고 수리 철회를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토지를 산 사람이 그곳이 사실상의 도로라는 점을 알고 있었던 사정도 함께 고려됐습니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도 통행로를 계속 확보해야 할 공익이 장 씨의 신뢰와 재산상 불이익보다 크다고 인정되는지가 핵심입니다. 철회는 다툴 수 있지만, 주민 통행과 대체 출입로 사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참고: 대법원 1993. 8. 24. 선고 92누17723 판결,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두7606 판결, 대법원 2012.3.15, 선고 2011두2732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