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도시 해온시에서 소형 상가를 지으려는 건축주 이서진 씨는 이웃한 작업장 소유자 윤태호 씨와 지하 굴착 계획을 논의했습니다. 깊이 3.5m를 파는 공사라 법정 이격거리는 1.75m였지만, 두 사람은 현장 여건을 고려해 경계에서 1.6m 떨어져 굴착하기로 서면 합의했습니다. 토지 매매를 중개했던 박은채 대표는 공사 전, 그 합의만으로 진행할 수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이웃 소유자와 합의했다면 법정 이격거리보다 가까이 지하 공사를 해도 될까요?
민법 제244조 제1항은 지하실 공사 등을 할 때 경계로부터 해당 시설의 깊이 절반 이상 거리를 두도록 정합니다. 깊이 3.5m라면 원칙적으로 1.75m가 기준입니다. 다만 대법원은 이 거리 규정이 당사자 사이의 합의까지 금지하는 강행규정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웃 소유자와 이격거리를 달리하기로 합의했다면 그 합의에 따라 공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가 해결하는 것은 당사자 사이의 이격거리 문제입니다. 공사에 필요한 허가나 안전 문제까지 당연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므로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참고: 민법 제244조 제1항, 대법원 1982. 10. 26. 선고 80다163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