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서린시의 오래된 다세대주택 반지하를 빌린 윤서 씨는 계약 당시 낮은 담장과 대문 없는 출입구를 확인했습니다. 창문으로 도둑이 든 첫 사건 뒤 임대인 강태식 씨가 방범창을 달았지만, 몇 달 후 침입자는 다른 쪽 창문으로 들어와 노트북을 가져갔습니다. 윤서 씨가 배상을 요구하자 강 씨는 거절했고, 윤서 씨는 임대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고민합니다.
임대인이 첫 도난 뒤 방범창을 설치했는데도, 두 번째 도난 피해를 배상해야 할까요?
임대인은 임차인이 계약 목적대로 집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다만 쉽게 고칠 수 있고 사용을 방해하지 않는 사소한 문제까지 모두 수선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고치지 않으면 계약 목적대로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의 문제가 있다면 수선 의무가 생길 수 있습니다.
판례는 일반적인 임대차에서 임대인이 임차인의 안전을 지키거나 도난을 막을 의무까지 당연히 부담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임차인이 계약 당시 건물의 보안 상태를 알고 있었고, 임대인이 첫 도난 뒤 방범창을 설치했다면 임대인의 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도 도난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건물의 상태나 임대인의 별도 약속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는 따로 살펴야 합니다.
첫 도난 뒤 방범창을 설치했다는 사정은 임대인의 책임을 판단할 때 중요하지만, 모든 경우의 결론을 자동으로 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참고: 민법 제623조; 대법원 1994.12.9. 선고 94다34692, 94다34708 판결; 대법원 1999. 7. 9. 선고 99다1000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