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다세대주택에 살 집을 찾던 한수진 씨는 집주인 이도윤 씨에게 빌려준 4,200만 원을 임대차보증금으로 바꾸기로 하고 임대차계약을 맺었습니다. 수진 씨는 실제로 이사해 집을 인도받고 주민등록도 마쳤지만, 몇 달 뒤 건물을 산 새 소유자 장민호 씨는 “새로 보증금을 낸 게 아니니 임차인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개사 박 대표는 계약서와 이사·전입 사실을 차례로 확인했습니다.
기존에 빌려준 돈을 보증금으로 전환한 경우에도 대항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대항력은 임대차계약이 성립하고 주택을 인도받은 뒤 주민등록을 마쳤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기존 채권을 보증금으로 돌렸다는 사정만으로 대항력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계약이 실제 임대차가 아니라 통정허위표시에 따른 무효 계약이라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달리 볼 수 있습니다. 수진 씨처럼 실제 거주를 위해 계약하고 주택을 인도받아 주민등록까지 했다면, 채권을 보증금으로 전환했다는 이유만으로 대항력을 잃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돈이 새로 오갔는지가 아니라 임대차계약·주택 인도·주민등록 요건을 갖췄는지입니다.
참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대법원 2002.01.08. 선고 2001다4753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