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사 이정민의 소개로 임차인 한유진은 가상의 새봄시에 있는 다가구주택 201호를 보증금 4,200만 원에 빌려 입주했습니다. 당시 건축물대장과 등기부는 아직 없었지만, 한유진은 실제 건물이 있던 지번과 동·호수를 정확히 적어 전입신고를 마쳤습니다. 몇 달 뒤 임대인 오민석이 땅을 분할하면서 지번이 바뀌고 새 지번으로 건물 보존등기가 된 뒤, 근저당권 실행으로 경매가 진행돼 매수인 정태호가 소유권을 취득했습니다.
전입신고 뒤 지번과 등기부 표시가 달라졌다면, 한유진은 경매로 집을 산 정태호에게 임대차의 대항력을 주장할 수 있을까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은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쳐야 대항력이 생긴다고 정합니다. 주민등록이 제3자에게 임대차를 알리는 역할을 하는지는, 전입신고 당시 주소 표시만으로 해당 주택에 임차인이 거주한다는 점을 일반인이 알아볼 수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전입신고 당시 실제 건물의 소재지와 지번이 정확히 일치했다면, 그때 건축물대장이나 등기부가 아직 없었더라도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후 토지분할 등으로 지번이 바뀌었다는 사정만으로 이미 생긴 대항력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또 주택 보존등기 뒤 지번이 분할되어 주민등록이 토지대장·건축물대장상의 표시와 일치한다면, 등기부의 옛 지번과 다르더라도 제3자가 임차인의 주소를 인식할 수 있어 유효한 공시방법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한유진이 입주와 전입신고를 마쳤고, 신고 당시 주소가 실제 건물의 소재지와 일치했다는 전제라면 지번 변경이나 뒤이은 보존등기만으로 대항력을 잃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안의 전제처럼 당시 주소 표시가 실제 건물과 정확히 맞았다면, 경매 매수인에게도 대항력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참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2다1796 판결; 대법원 1999. 12. 7. 선고 99다44762, 44779 판결; 대법원 2001. 12. 27. 선고 2001다6321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