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상가를 빵집으로 바꾸려던 건물주 서윤 씨는 시공업체 대표 태호 씨와 3,800만 원에 리모델링 공사를 계약했습니다. 계약서에는 공사 범위와 총액만 적혔고, 부가가치세를 누가 부담할지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공사가 끝난 뒤 태호 씨가 자신이 납부한 부가가치세 상당액 380만 원을 추가로 달라고 하자, 두 사람을 소개했던 중개사 김 대표도 계약 내용을 다시 살펴보게 됐습니다.
부가가치세 부담 약정이 계약서에 없는데도 시공업체가 추가로 청구할 수 있을까요?
부가가치세법상 용역을 공급한 사업자는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입니다. 공급받는 사람은 경제적으로 세금 부담을 떠안을 수 있지만, 그 사정만으로 곧바로 법률상 납세의무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에 사업자가 공급받는 자로부터 부가가치세를 징수하도록 정해 두었다고 해서, 공급자가 그 조항만으로 상대방에게 세금 상당액을 직접 청구할 사법상 권리를 얻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시공업체가 공사에 따른 부가가치세를 납부했더라도, 그것은 원칙적으로 시공업체 자신의 납세의무를 이행한 것입니다. 그 사실만으로 건물주에게 세금 상당액을 추가로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당사자 사이에 부가가치세를 별도로 부담하기로 한 약정이 있다면 달라집니다. 그 약정은 공사계약을 맺을 때뿐 아니라 공사 후에 할 수도 있고, 명시적인 문구가 없어도 정황상 묵시적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부가가치세 부담 약정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세금을 납부했다는 이유만으로 추가 지급을 요구하기는 어렵습니다.
참고: 부가가치세법 제2조 제3호, 제3조 제1호, 제29조 제1항, 제30조, 제31조, 구 부가가치세법 제2조 제1항, 구 부가가치세법 제15조; 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40677 판결,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 대법원 1993. 8. 13. 선고 93다13780 판결, 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3다49153 판결,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