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빌린 정우는 소유자인 여동생 수진의 집에 주민등록을 두고 살고 있었습니다. 대출을 해준 민석이 임대차 관계를 묻자 정우는 그런 계약은 없다며 확인서까지 써줬지만, 채무를 갚지 못해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가 민석이 낙찰받은 뒤에는 수진과 임대차계약을 맺었고 대항력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확인서로 임대차를 부인했던 점유자가 나중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라고 주장하면 인도명령을 막을 수 있을까요?
「민사집행법」 제136조 제1항에 따르면 매수인은 대금을 낸 뒤 6개월 안에 채무자나 점유자 등을 상대로 인도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점유자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으로 점유하고 있다고 인정되면 인도명령을 할 수 없습니다. 한편 「민법」 제2조 제1항은 권리 행사와 의무 이행에서 신의성실을 요구합니다.
대법원은 채무자가 형제 소유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으면서 자신은 임차인이 아니며 권리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써준 사안에서, 뒤늦게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라고 주장해 낙찰자의 인도명령을 다투는 것은 앞선 행동과 모순되어 신의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정우처럼 담보 제공 당시 임대차가 없다고 확인한 뒤 경매가 끝나자 임차권을 내세운 경우라면, 그 주장만으로 인도명령을 막기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확인서의 내용은 따져봐야 합니다.
앞서 한 확인과 모순되는 주장은 신의칙에 따라 제한될 수 있습니다.
참고: 「민사집행법」제136조 제1항, 「민법」제2조 제1항, 대법원 2000. 1. 5.자 99마4307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