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사례 · 등기·신탁
가상 사례 · 실제 상담 1건의 쟁점을 엮어 만든 이야기입니다 · 2026-10-05
춘천 외곽의 작은 땅을 산 윤태호 씨는 아내 서민정 씨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고, 그 위에 직접 지은 목공 작업장은 자기 이름으로 보존등기를 했습니다. 몇 년 뒤 서 씨의 채권자가 토지에 강제경매를 신청했고, 이를 매수한 장도현 씨가 작업장 철거를 요구하자 윤 씨는 “내 건물이니 법정지상권이 있다”고 맞섰습니다.
토지는 아내 명의, 건물은 남편 명의인 상태에서 토지만 경매로 넘어갔다면 남편이 법정지상권을 주장할 수 있을까요?
배우자 사이의 명의신탁은 조세포탈이나 강제집행 면탈 등을 위한 것이 아닌 경우 관련 법률의 예외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경우에도 토지의 등기명의가 아내라면 대외적으로는 아내가 소유자로 취급됩니다. 토지를 경매로 취득한 제3자는 특별한 무효·취소 사유가 없는 한 소유권을 취득하고, 명의신탁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만으로 그 취득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법정지상권은 토지와 건물이 같은 사람 소유였다가 일정한 사정으로 소유자가 달라지는 경우가 전제됩니다. 대법원은 건물의 등기명의를 다른 사람에게 둔 경우, 명의신탁자가 제3자에게 그 건물을 자기 소유라고 주장할 수 없고 그 결과 법정지상권도 취득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윤 씨는 토지 매수인 장 씨에게 작업장을 위한 법정지상권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토지와 건물의 실제 사용자가 같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등기명의와 법정지상권의 요건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참고: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8조 제2호; 대법원 2009. 4. 9. 선고 2009다2576, 2583 판결; 대법원 2001. 5. 8. 선고 2000다43284 등 판결; 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3다2904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