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외곽의 상가주택을 매수한 박 씨는 잔금까지 치렀지만 소유권이전등기는 아직 마치지 못했습니다. 박 씨에게 리모델링 공사대금 3,800만 원을 받지 못한 김 대표는 이 부동산이 박 씨의 사실상 유일한 재산임을 확인하고, 매도인 최 씨를 상대로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해 결정을 받았습니다. 그 사실을 안 박 씨와 최 씨는 며칠 뒤 상가 앞에서 매매계약 해제 합의서를 작성했고, 김 대표는 가처분 결정문을 들고 난감한 표정으로 마주했습니다.
가처분 결정 뒤 매매계약을 합의해제하면, 채권자 김 대표에게도 그 해제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민법은 채권자가 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채무자가 채권자의 권리행사 사실을 안 뒤에는 그 권리를 처분해도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한 경우 채무자에게 통지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신해 매도인의 부동산에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해 결정을 받은 경우, 이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행사한 것과 같이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채무자가 그 사실을 안 뒤 매매계약을 합의해제하더라도, 그 해제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고 매도인 역시 채권자에게 해제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합의해제가 당사자 사이에서 어떤 효력을 갖는지와 별개로, 채권자에게는 그 해제를 내세울 수 없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참고: 민법 제404조, 민법 제405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6다8592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