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외곽의 작은 창고 부지를 7,800만 원에 사기로 한 임차사업자 이 씨는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지급했습니다. 잔금을 앞두고 중개사 김 대표와 등기사항증명서를 다시 확인하던 중, 토지에 채권자 명의의 가압류가 설정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매도인 박 씨는 채권자에게 당장 갚을 돈이 부족하다고 했고, 이 씨는 계약을 없던 일로 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토지에 가압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을까요?
민법 제546조에 따르면, 상대방 책임으로 계약상 의무의 이행이 불가능해진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행불능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때만이 아니라, 거래 경험과 사회 통념상 이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도 포함합니다.
다만 부동산에 가압류가 걸렸다는 사실만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곧바로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가압류만으로는 매도인의 계약 위반을 이유로 해제할 수 없고, 사정에 따라 잔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지 따져볼 수 있습니다. 가압류로 인해 나중에 소유권을 잃을 위험은 담보책임 등으로 다뤄질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예외는 따로 살펴야 합니다. 특히 매도인이 가진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가압류나 처분금지가처분이 설정되어 해제가 필요한데도, 매도인이 이를 풀 수 없는 무자력 상태라면 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라고 보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박 씨가 “지금은 돈이 없다”고 말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로 가압류를 풀 수 없는 상태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가압류 사실만으로는 해제하기 어렵고, 매도인이 가압류를 풀 수 없어 이전등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해제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546조;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75321 판결;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다11045 판결; 대법원 2006. 6. 16. 선고 2005다39211 판결;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6다8487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