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시의 작은 밭을 20년 넘게 일군 박 씨는 취득시효가 완성된 뒤 소유권이전등기를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등기명의인 윤 씨와 별개로 자신이 진짜 소유자라고 주장하는 최 씨가 먼저 밭에 처분금지가처분을 했고, 박 씨는 그 뒤 윤 씨에게서 취득시효를 원인으로 한 이전등기를 받았습니다. 최 씨는 본안소송에서 승소해 소유권을 회복하려 하지만, 박 씨는 이미 마친 등기가 무효가 되는지 걱정합니다.
최 씨가 소유권을 회복하면 박 씨는 이미 마친 취득시효 등기로 대항할 수 있을까요?
취득시효가 완성되어도 그 자체로 소유권을 얻는 것은 아니며, 등기를 해야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그래서 시효가 완성된 뒤 등기하기 전에 제3자의 처분금지가처분이 있었다면, 원칙적으로 시효취득자는 가처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이긴 뒤 하는 등기에 대항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시효 완성 당시 등기명의인의 등기가 무효이고, 가처분권자가 그때의 진정한 소유자이며, 가처분의 근거가 소유권에 따른 말소등기청구권이나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이전등기청구권이라면 달리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가처분권자는 본래 취득시효 등기청구의 상대방이 될 사람입니다. 따라서 그가 자신의 가처분을 내세워 시효취득자의 등기를 무효라고 주장할 수 없고, 시효취득자의 등기는 유효할 수 있습니다.
결국 박 씨가 최 씨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는 윤 씨의 등기가 무효였는지, 최 씨가 시효 완성 당시의 진정한 소유자였는지, 가처분의 피보전권리가 무엇인지에 달려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245조 제1항; 대법원 2012. 11. 15.선고 2010다7374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