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의 한빛마루아파트를 팔려던 서유진 씨는 중개사 강태훈 씨에게 매도를 맡겼고, 강 씨는 먼저 다른 매수인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강 씨는 서 씨에게 알리지 않은 채 지인을 내세워 같은 아파트를 다시 팔았고, 중개사무소 사무보조원 한나래 씨는 매수인 문재호 씨에게 이를 중개했습니다. 한 씨는 서 씨가 직접 매도하는지, 지인이 매도 권한을 받았는지 확인하지 않았고, 문 씨는 매매대금을 지급한 뒤 서 씨가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소송에서 패소했습니다.
매도인이 낯선 사람인데 소유권이나 매도 위임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사무보조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판결은 매도인이 중개업자에게 낯선 사람이라면, 주민등록증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말고 등기필증 등 소유권을 확인할 자료를 살펴야 한다고 봤습니다. 필요하면 소유자의 주거지나 근무지에 연락하거나 직접 확인해 매도 권한이 있는지 조사해야 합니다. 이런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의뢰인에게 손해가 생겼다면 배상책임이 따를 수 있고, 중개업무를 한 사람이 공인중개사 자격을 갖췄는지 여부만으로 책임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이 사례처럼 매도인이나 그 대리인이 낯선 사람인데도 소유자에게 매도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등기필증 등 권한 확인 자료도 살피지 않았다면 매수인은 중개업무를 한 사무보조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책임은 확인 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관련성 등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됩니다.
낯선 매도인이라면 신분증 확인만으로 끝내지 말고, 소유자와 매도 권한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 서울남부지방법원 2013. 6. 18. 선고 2012가합991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