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제구의 다세대주택에 사는 박지은 씨는 등기부상 소유자가 아닌 한도윤 씨와 임대차계약을 맺었습니다. 한 씨에게 적법한 임대 권한이 있다는 점을 확인한 뒤 입주와 전입신고를 마치고 확정일자도 받았고, 보증금 8,000만 원은 갱신 때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첫 계약 뒤 근저당권이 설정되고 건물은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박 씨가 갱신 계약서를 내 배당을 요구하자, 등기부상 소유자 오세진 씨는 집을 비우라고 했습니다.
갱신 계약서만 제출했더라도 첫 계약 때 확보한 대항력과 보증금 우선변제 순위를 주장하고, 등기부상 소유자의 퇴거 요구에도 맞설 수 있을까요?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치면 대항력이 생기며, 확정일자까지 갖춘 경우 경매에서 후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습니다. 임대차가 갱신되더라도 당사자와 주택, 보증금이 실질적으로 같다면 기존 보증금 범위에서는 첫 계약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됩니다. 따라서 배당요구 때 갱신 계약서를 냈더라도 첫 계약의 전입일과 인도일을 근거로 권리를 주장했다면, 첫 계약서의 뒤늦은 제출은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보완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임대인이 등기부상 소유자일 필요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택을 적법하게 임대할 권한이 있는 명의신탁자와 계약하고 임차인이 대항요건을 갖췄다면, 임차인은 등기부상 소유자인 명의수탁자에게도 임대차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임대 권한이 실제로 있었는지,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췄는지는 구체적인 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갱신 계약서는 첫 계약의 권리를 끊지 않으며, 적법한 임대 권한에 기초한 임대차는 명의수탁자에게도 대항할 수 있습니다.
참고: 대법원 1990. 8. 14. 선고 90다카11377 판결,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7다68756 판결, 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4975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