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오래된 상가 건물을 둘러보던 예비 매수인 한소라는 중개사 이 대표에게서 “문의가 많으니 70만 원을 보내면 우선 잡아두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매도인 박 씨와 가격이나 계약금·잔금 일정은 정하지 않은 채, 한소라는 이 대표가 알려준 계좌로 돈을 보냈습니다. 다음 날 마음을 바꾼 한소라가 반환을 요구하자, 이 대표는 가계약금도 위약금이라며 거절했습니다.
구체적인 매매 조건을 정하지 않고 중개사에게 보낸 돈도 돌려받지 못하는 계약금일까요?
가계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해서 언제나 계약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구두로 한 약속도 계약이 될 수 있지만, 그러려면 매매대금 등 중요한 조건에 서로 동의했거나, 나중에 그 조건을 정할 기준과 방법을 합의했어야 합니다. 이 사례처럼 매도인과 가격·대금 지급 방식 등 구체적인 조건을 정하지 않았고, 매도인의 명확한 위임 없이 중개사가 돈을 받은 경우라면 계약이 성립했다고 보기 어려워 반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돈이 중개사 계좌로 들어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매도인과 어떤 조건까지 합의했는지, 중개사가 돈을 받을 권한을 위임받았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조건 합의와 매도인의 위임이 없었다면, ‘가계약금’이라는 명칭만으로 반환을 막기는 어렵습니다.
참고: 원문에 별도 판례·조문 인용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