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외곽에서 과수원을 가꾸던 김도윤 씨는 옆 땅의 일부도 자신의 땅이라고 믿고 1998년 10월 12일부터 울타리를 치고 공개적으로 관리해왔습니다. 2010년에는 최민석 씨 소유였던 그 땅에 서정우 씨 명의의 근저당권이 설정됐지만, 김 씨는 20년이 지난 뒤 최 씨를 상대로 소송해 이기고 2019년 4월 18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매매를 검토하던 날, 중개사 이수진 씨가 등기부에서 근저당권을 확인하자 김 씨는 “서 씨에게 빚을 갚아야만 지울 수 있나요?” 하고 물었습니다.
취득시효 완성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이 남아 있어도, 피담보채무를 갚지 않고 말소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점유취득시효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은 원래 소유자의 권리를 넘겨받는 것이 아니라 새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원시취득입니다. 그래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종전 소유자의 땅에 설정돼 있던 근저당권 같은 제한은 새 소유권에 그대로 따라오지 않습니다. 김 씨는 소유권을 방해하는 등기라는 이유로 근저당권자인 서 씨에게 말소를 청구할 수 있고, 그 청구를 위해 서 씨의 피담보채무를 대신 갚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이는 땅에 설정된 근저당권 등기의 말소 문제이며, 종전 채무자의 채무 자체가 소멸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근저당권 등기 말소를 청구하기 위해 피담보채무를 먼저 갚을 필요는 없습니다.
참고: 대판 2004. 9. 24. 2004다31463, 민법 제214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