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시에서 소형 상가를 짓던 임대사업자 김태호는 시공업자 오민석에게 공사를 맡겼습니다. 주요 자재는 오 씨가 마련했지만, 계약서에는 공사비를 다 주지 못하면 미지급분을 완성된 건물로 갚거나 오 씨에게 소유권 가등기를 해주기로 했고 건축허가 명의도 김 씨였습니다. 건물이 완성된 뒤 김 씨가 공사비를 미루자, 김 씨에게 돈을 빌려준 한지수가 건물을 압류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시공업자가 자재를 댄 건물인데도, 발주자의 채권자가 압류할 수 있을까요?
별도의 약정이 없다면 건물의 주요 자재를 누가 마련했는지가 소유권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도급인이 자재를 대면 도급인 소유로, 수급인이 자재를 대면 우선 수급인 소유로 봅니다. 수급인 소유로 시작한 경우에는 도급인이 공사대금을 지급하고 건물을 인도받을 때 소유권이 넘어가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계약에 완성된 건물의 소유권을 누구에게 귀속시키려는 취지가 드러나면 그 약정이 우선할 수 있습니다. 이 사례처럼 건축허가 명의가 김 씨이고, 공사비를 건물로 갚거나 소유권 가등기를 해주기로 한 조항이 있다면 김 씨가 완성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기로 한 약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씨는 김 씨 소유의 건물을 압류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런 약정이 없다면 공사비를 받지 못한 시점의 건물은 오 씨 소유이므로, 김 씨의 채권자인 한 씨가 압류할 수 없습니다.
자재 제공자만 볼 게 아니라, 계약서가 완성 건물의 소유권을 누구에게 주기로 했는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1992. 3. 27. 선고 91다3479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