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냉동식품 유통회사에서 이사로 일하던 이도현 씨는 회사 요청으로 포장재업체의 앞으로 발생할 납품대금 전체를 보증했습니다. 보증계약에는 거래가 계속되는 동안이라는 취지가 담겼고, 도현 씨는 몇 년 뒤 이사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이후 회사 사정이 나빠지자 포장재업체는 도현 씨에게 미지급 납품대금을 청구했습니다.
회사 임원 시절 회사 부탁으로 계속적 거래를 보증했다면, 퇴사한 뒤 보증계약을 해지할 수 있을까요?
회사의 임원이나 직원이 회사의 요청으로 계속 발생할 거래상 채무를 보증했다면, 퇴사로 보증 당시의 중요한 사정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변화가 예측하기 어려웠고, 당사자에게 책임을 돌리기 어려우며, 보증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공평에 어긋나는 등 사정변경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보증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취지입니다. 보증기간을 정해 두었더라도 퇴사 뒤까지 보증하기로 특별히 약정한 것으로 볼 사정이 없다면 해지권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보증 당시 이미 채무액과 변제기가 정해진 확정채무를 보증한 경우에는 다릅니다. 임원직을 그만뒀다는 이유만으로 그 보증계약을 사정변경을 들어 해지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는 계약서가 장래의 불특정한 납품대금까지 보증하는 계속적 보증인지, 특정된 채무만 보증하는 것인지부터 살펴야 합니다. 퇴사 여부만 볼 것이 아니라 보증 대상이 계속적·불확정 채무인지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1990.2.27, 선고, 89다카1381, 판결; 대법원 1996.2.9, 선고, 95다2743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