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오래된 인쇄소 건물주 김도현 씨는 동네 연극단체 대표 이서연 씨에게 건물을 넘기겠다고 말하고, 단체가 연습장으로 쓰도록 열쇠를 건넸습니다. 몇 해 뒤 건물을 매각하려던 김 씨는 소유권이전등기가 아직 자신의 명의인 것을 확인하고, 이 씨에게 증여를 해제하겠다는 뜻을 서면으로 알렸습니다. 이 씨는 “이미 건물을 받아 연습장으로 써 왔다”며 맞섰고, 매각 의뢰를 받은 중개사 박 대표는 등기 상태부터 다시 살폈습니다.
건물을 넘겨주고 사용까지 허락했어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않았다면 구두 증여를 해제할 수 있을까요?
민법은 서면 없이 한 증여는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미 이행한 부분에는 해제의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부동산 증여에서는 열쇠를 건네거나 사용을 허락한 것만으로 소유권 이전이 완료된 것은 아니며,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야 이행이 끝난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이 사례처럼 구두로만 약속했고 등기도 하지 않았다면, 사용을 허락한 사실만으로 증여가 완전히 이행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구두 증여에 그치고 소유권이전등기가 없다면, 증여자는 해제 의사를 표시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555조, 민법 제558조, 대법원 1977. 12. 27. 선고 77다83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