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솔내면에서 배 과수원을 운영하는 윤서진 씨는 물을 고르게 뿌리려고 자기 땅 가장자리를 따라 급수관과 스프링클러 설비를 설치했습니다. 이웃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강태호 씨는 자기 과수원에도 물을 보내고 싶다며, 별도 관로를 놓으면 비용이 700만 원 더 든다는 이유로 윤 씨 설비를 함께 쓰겠다고 합니다. 윤 씨가 난색을 보이자 강 씨는 이웃끼리의 상린관계상 사용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별도 설비를 만드는 비용이 더 든다는 이유만으로 이웃의 급수시설을 함께 쓰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요?
상린관계 규정은 이웃 토지의 이용을 조정하기 위해 소유권에 일정한 제한을 두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그 적용 범위를 가볍게 넓히거나 비슷한 사정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민법 제227조 등에 따라 이웃이 설치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사람의 토지를 통하지 않고서는 필요한 시설을 설치할 수 없거나 물을 보낼 수 없는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스스로 시설을 새로 놓는 편이 더 비싸다는 사정만으로는 이웃에게 토지나 기존 시설의 공동사용을 감수하라고 요구하기 어렵습니다. 당사자끼리 사용 조건을 합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지만, 비용 절감만으로 상린관계상 공동사용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0다103086 판결, 민법 제227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