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외곽의 단독주택에 사는 강 씨는 자기 땅과 서 씨의 땅 사이에 선 오래된 블록 담장을 새로 세우려 합니다. 담장은 강 씨가 비용을 내어 설치한 것으로 공사계약서와 영수증도 남아 있지만, 서 씨는 공사 기간 동안 마당이 드러난다며 교체에 반대합니다. 두 사람은 중개사 윤 씨에게 경계와 비용 문제를 물었고, 윤 씨는 먼저 담장의 소유와 처분 권한부터 확인하자고 권했습니다.
기존 담장이 내 소유라면, 이웃이 반대해도 철거하고 새 담장을 함께 설치하자고 요구할 수 있을까요?
경계에 담이나 경계표가 아예 없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어느 한쪽 소유자는 이웃에게 통상적인 시설을 공동비용으로 설치하는 데 협력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웃이 거부하면 법원에 협력을 구하는 소송을 낼 수도 있습니다. 법원은 토지의 이용 상황과 주변 관행, 비용 등을 살펴 위치와 재질 등 설치 방법을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담장이 있는 경우에는 먼저 그 담장을 누가 처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어느 쪽도 단독으로 처분할 권한이 없다면 동의 없이 기존 담장을 없앨 수 없고, 새 담장 설치를 일방의 의사만으로 강제하기도 어렵습니다. 반대로 한쪽 소유자가 기존 담장을 처분할 권한을 갖고 있고 철거 의사도 분명하다면, 이웃에게 새 담장 설치에 협력하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담장이 낡았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철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처분 권한 확인이 먼저입니다.
참고: 대법원 1997. 8. 26. 선고, 95다606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