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영통에서 직원 숙소를 빌린 디자인회사 ‘모눈’은 임대인 이 씨에게 보증금 4,500만 원을 맡기고 입주했습니다. 몇 달 뒤 이 씨가 집을 정 씨에게 팔자, 정 씨는 모눈의 담당자에게 “새 집주인인 제가 보증금을 돌려드릴 의무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담당자는 중개사 김 대표에게 누구에게 보증금을 청구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임차인이 법인인 경우에도 새 집주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을까요?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주택에 입주하고 주민등록을 하면 제3자에게 대항력을 갖출 수 있고, 그 뒤 주택이 양도되면 양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이어받는다고 정합니다. 이때 일반적으로 보증금 반환 의무도 새 집주인에게 넘어가고 종전 임대인의 의무는 소멸합니다.
하지만 법인은 주민등록을 할 수 없어 이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합니다. 따라서 법인에 임대한 주택이 팔렸다고 해서 새 집주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당연히 승계하는 것은 아니며, 종전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도 원칙적으로 남습니다. 다만 당사자 사이에 종전 임대인의 반환 의무를 없애기로 한 특약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달리 볼 수 있습니다.
법인 임차인의 보증금은 매매만으로 새 집주인에게 넘어가지 않습니다. 참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제2항; 대법원 1987. 3. 10. 선고 86다카1114 판결; 대법원 1997. 7. 11. 선고 96다7236 판결; 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3다291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