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외곽에서 창고를 운영하는 임대인 한 씨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며 대지와 그 위의 낡은 창고를 함께 담보로 제공했습니다. 몇 년 뒤 한 씨는 창고를 철거하고 새 창고를 지었지만, 옛 건물 등기는 정리하지 않은 채 새 건물 보존등기를 마치고 다른 금융회사에도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매각 의뢰를 받은 공인중개사 윤 실장은 등기부에는 건물이 두 채처럼 보이지만 현장에는 새 창고 하나만 있는 것을 발견했고, 은행은 옛 창고의 저당권으로 새 창고까지 경매에 넣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옛 건물에 설정한 저당권으로 새 창고까지 경매할 수 있을까요?
저당권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담보로 잡은 부동산과 그 부합물·종물에 미칩니다. 기존 건물을 수리하거나 증축한 정도여서 기존 건물과 현존 건물의 동일성이 인정된다면, 새로 된 보존등기가 무효이고 기존 건물의 저당권 효력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건물을 철거한 뒤 새 건물을 지었다면, 두 건물이 위치나 모양이 비슷하더라도 통상 같은 건물로 보지 않습니다. 옛 건물 등기가 남아 있거나 그 등기를 새 건물에 돌려 쓰려 했더라도, 그 등기만으로 새 건물에 옛 저당권의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은행은 옛 건물의 저당권만으로 새 창고를 경매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대지에 설정한 저당권은 유효하므로, 저당권 설정 뒤 그 대지에 새 건물이 지어졌고 토지와 새 건물이 같은 소유자에게 속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365조에 따라 토지와 새 건물의 일괄경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은행이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범위는 대지 매각대금에 한정되고, 새 건물의 매각대금에 대해서는 저당권에 따른 우선변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부족한 채권액은 집행권원을 확보하거나 가압류를 하는 등 별도의 절차를 검토해야 합니다.
또한 토지와 옛 건물에 공동저당권을 설정한 뒤 옛 건물을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지은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경매로 토지와 새 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지더라도 새 건물을 위한 법정지상권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례도 있습니다. 새 건물에 옛 건물 저당권이 자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대지 저당권을 근거로 일괄경매를 청구할 여지는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356조, 민법 제358조, 민법 제365조, 민법 제186조, 대법원 1967. 6. 15. 자 67마439 결정, 대법원 1994. 6. 10. 선고 93다24810 판결, 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39184 판결, 대법원 1993. 5. 25. 선고 92다15574 판결, 대법원 1998. 4. 28. 자 97마2935 결정,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다6615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