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둔산동에서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던 한 씨는 가게와 집기, 영업을 서윤 씨에게 넘기면서 임대차계약서가 아닌 영업·시설 양도계약서에 점포 인도 내용을 함께 적었습니다. 두 사람은 정 씨에게 새 임대차계약을 맺어 달라고 함께 요청했고, 정 씨의 동의를 얻은 뒤 서윤 씨가 입점해 영업했습니다. 계약기간이 끝나자 정 씨는 보증금을 한 씨에게만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한 씨는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서윤 씨는 임대차계약서에 직접 이름을 올리지 않았어도 정 씨에게 보증금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점포를 전대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 사례처럼 임대인이 동의했다면,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두 사람 사이의 계약이 임차권 양도인지 전대차인지입니다. 전대차라면 원칙적으로 임대차계약의 당사자는 기존 임차인과 임대인이므로 양수인이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직접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임차권 양도라면 양수인이 임차인의 지위를 이어받아 임대인에게 직접 반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영업양도에 점포 인도가 함께 포함됐는지, 임대차계약서 대신 매매계약서 형식을 썼는지, 양도인과 양수인이 함께 임대인에게 새 계약을 요청했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영업을 넘긴 뒤에도 양도인이 임차인으로 남아 있을 경제적 이익이 없다면, 점포 인도 약정은 전대차가 아니라 임차권 양도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서윤 씨의 경우에도 이런 사정과 정 씨의 동의가 확인된다면 임차권을 넘겨받은 사람으로서 정 씨에게 직접 보증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629조, 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다1096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