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 외곽의 빈 땅을 매매대금 2억 8천만 원에 계약한 박서윤 씨는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1억 8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잔금일을 앞두고 중개사 김도현이 등기사항증명서를 다시 확인하자, 임대인 최민석 씨의 채권자 이강호 씨가 토지에 가압류를 해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세 사람은 잔금일에 빈 땅 입구에서 마주 섰고, 최 씨는 잔금을 달라고 했지만 박 씨는 선뜻 돈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가압류등기가 말소될 때까지 매수인이 잔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을까요?
민법은 쌍무계약에서 상대방이 채무를 이행하거나 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신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부동산 매매에서는 매도인이 소유권을 이전하고 목적물을 인도할 의무와 매수인의 잔금 지급 의무가 원칙적으로 맞물립니다.
판례는 매도인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압류 등 제한이 없는 완전한 소유권을 이전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가압류등기의 말소도 잔금 지급과 동시이행 관계에 놓이고, 매수인은 매도인이 이를 말소해 완전한 이전을 제공할 때까지 잔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자체가 가압류된 경우에도, 그 가압류를 풀어 매수인 앞으로 이전등기를 마칠 수 있게 하는 의무가 잔금 지급과 함께 이행되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최 씨가 가압류를 말소하고 완전한 소유권 이전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박 씨는 잔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536조 제1항; 대법원 2000. 11. 28. 선고 2000다8533 판결; 대법원 2001. 7. 27. 선고 2001다27784, 2779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