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의 작은 근린상가를 매수한 박도윤 씨는 소유자 한정호 씨에게 잔금을 치르고 열쇠를 받아 공방으로 사용했습니다. 몇 해 뒤 친구 윤서진 씨에게 상가를 넘기면서 점유도 인계했지만, 등기는 여전히 한정호 씨 명의였습니다. 두 거래를 중개한 오 대표는 박 씨가 등기를 받지 못한 채 상가를 친구에게 넘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직접 사용하던 부동산을 친구에게 팔고 점유까지 넘겼다면, 매도인에게 등기를 요구할 권리의 소멸시효가 진행할까요?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오랫동안 그대로 두는 경우 법적 보호를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부동산을 인도받아 사용·수익한 매수인은 그 부동산에 관한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매수인이 부동산을 직접 계속 사용하지 않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처분해 점유를 넘긴 경우에도 권리 행사의 성격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박 씨가 상가를 인도받아 사용한 뒤 친구에게 처분하고 점유를 넘겼다는 사정만으로 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인도받아 사용하다가 제3자에게 처분하고 점유를 넘긴 경우에도, 이 사안에서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습니다.
참고: 대법원 1999. 3. 18. 선고 98다32175 전원합의체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