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솔내시에서 작은 제과점을 운영하던 박하린 씨는 폐업 뒤 파산신청을 준비하면서 재산목록을 정리하다가 막막해졌습니다. 전셋집 계약은 배우자 이민호 씨 명의였지만 보증금 8,000만 원에는 부부가 모은 돈이 들어갔고, 하린 씨가 옛 직장동료에게 빌려준 1,600만 원은 연락이 끊겨 돌려받기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몇 년 전 넘긴 승용차도 등록상 하린 씨 명의로 남아 있었고, 중개사 김도현 씨는 예전 임대차계약서와 보증금 마련 경위를 확인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가족 명의 계약이나 회수하기 어려운 돈, 소재를 모르는 차량은 재산목록에서 빼도 될까요?
재산목록은 파산선고 당시 채무자가 가진 재산을 파악해 파산절차를 진행할지, 관재인을 선임해 청산할지를 판단하는 자료입니다. 재산을 숨기거나 사실과 다르게 적으면 면책이 불허되거나, 이미 받은 면책이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
보험은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가 누구인지보다 보험계약자가 누구인지가 중요합니다. 신청인이 계약자라면 해약환급금 예상액을 재산으로 적고 보험증권과 보험사의 확인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약관대출이 있다면 그 금액을 뺀 액수를 기재합니다.
임대차계약이 배우자·부모·자녀 명의라면 보증금반환채권도 원칙적으로 그 계약자에게 있습니다. 다만 신청인의 재산을 타인 명의로 둔 경우나 부부가 함께 마련한 보증금이라면, 명의만 보고 끝내지 말고 자금 출처와 실제 사정을 진술서 등으로 설명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주거용 임차보증금은 일정 요건 아래 3,400만 원까지 면제재산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돌려받기 어려운 대여금도 목록에서 지우기보다 대여 사실과 회수 가능액을 적고, 연락 두절이나 소재 불명 등 회수가 어려운 사정과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함께 냅니다. 종중 선산이 신청인 명의라면 명의신탁을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종중 확인서 등 소명자료를 마련해야 합니다. 시가는 거래사례 자료나 중개업소 확인서, 이를 구하기 어렵다면 공시지가·공동주택가격 자료 등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등록 명의만 남고 차량 소재를 모르는 경우에도 차량을 기재하고, 양도 경위와 현재 소재를 알 수 없는 이유를 진술서 및 계약서·고소 접수자료·과태료 고지서 등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친족 명의 재산도 신청인과 무관하다고 단정하기보다, 배우자·부모·자녀에게 1,000만 원 이상의 재산이 있다면 취득 경위를 살피고, 지급불능 시점 전후의 취득이라면 자금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명의보다 실제 자금 흐름과 재산의 귀속을 먼저 확인하고, 불확실한 항목도 숨기지 말고 설명해야 합니다.
참고: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제1항 제3호, 제569조 제1항 후문, 제383조 제2항 제1호, 같은 법 시행령 제16조 제1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