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외곽 창고부지를 4억 8천만 원에 계약한 임차인 출신 매수인 박 씨는, 고도제한 완화 방침이 알려진 뒤 임대인 겸 매도인 최 씨로부터 매매대금을 더 달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답을 미루던 박 씨는 중도금 지급일을 한 달 앞두고 최 씨의 현장사무실을 찾아 1억 2천만 원짜리 은행수표를 내밀었지만, 최 씨는 받지 않았습니다. 중개사 윤 씨는 계약서에 지급기일 전 중도금 지급을 금지하는 특약이 없다고 확인했고, 박 씨는 중도금을 받아 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닷새 뒤 최 씨는 계약금의 두 배를 공탁하고 계약을 해제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중도금 지급일이 아직 남았는데 매수인이 먼저 지급하려 했다면, 매도인은 계약금 두 배를 공탁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을까요?
다른 약정이 없다면 계약금은 해약금으로 추정되어, 계약 당사자는 상대방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 계약금 포기 또는 배액 상환으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중도금 지급일이 정해져 있어도, 지급기일 전에 이행에 착수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도금처럼 약정된 의무의 이행을 실제로 시작했다면, 그때부터는 상대방이 계약금 배액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해제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시세 상승만으로는 매매계약의 기초가 달라졌다거나 매도인을 계약에 묶어두는 것이 특별히 불공평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이행기 전 지급을 막기로 한 특약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 사례에서는, 박 씨가 중도금을 지급하려 한 행동이 이행의 착수로 인정될 수 있고 최 씨의 뒤늦은 배액 공탁만으로 계약이 해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급기일 전이라도 적법한 이행 착수가 있었다면, 배액 공탁만으로 계약을 끝낼 수 없습니다.
참고: 민법 제565조 제1항, 민법 제153조, 민법 제468조,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4다11599 판결